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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태 교수의 이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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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작명에 나타난 특성
2012.03.21 19:22
작성자 : 김만태교수    메일 : ware4u@hanmail.net 조회 : 8,772  

사주, 명리, 운세, 작명, 개명, 신생아 이름, 상호, 성명학

4. 이름과 작명의 특성


4-1. 작명에 나타난 특성


김만태  문학박사/서라벌대학교 풍수명리과 전임교수·학과장


이름에는 이름의 주인공인 특정 개인을 지칭한다는 개별성(個別性),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명이인이 다수 존재한다는 중복성(重復性), 성과 항렬자 등을 통해 가계의 특성을 반영한다는 계통성(系統性) 등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이름이라면 대부분 갖는 일반적 특성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기복신앙적 관점에서 나타난 이름짓기의 특성을 유형화하면 대략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주술성(呪術性)-역설(逆說)과 유사(類似) 주술, 음양오행의 중화(中和) 및 상생(相生) 중시, 상수역학(象數易學)의 길수(吉數) 중시, 고유성(固有性)과 운명성(運命性), 현세(現世) 중시 및 세속성(世俗性) 등이 그것이다.

첫째, 기복신앙적 관점에서 이름짓기 행위는 ‘주술성-역설과 유사 주술’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태어난 아기가 장차 잘되게 하기 위한 일념으로 부모는 우선 아기에게 좋은 이름을 지어 주려고 한다. 좋은 이름은 부를 때마다 잘되라는 축복이 되며 나쁜 이름은 망하라는 욕이 된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러나 천명위복(賤名爲福)이라 해서 귀한 아이일수록 오히려 아명으로 비천한 이름을 지어 주었다. 왜냐하면 그래야 사귀(邪鬼)들의 시기와 질투를 피해 잘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선조 고종 임금의 아명은 ‘개똥이’였고 황희 정승의 아명은 ‘도야지’였다.

아이가 잘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의 본래 소망대로라면 ‘길동(吉童)’이나 ‘귀동(貴童)’
·‘금동(金童)’·‘옥동(玉童)’이가 ‘좋은 아이’, ‘귀한 아이’란 뜻의 이름이므로 적합하겠지만 오히려 역설적으로 ‘개동(介同)’·‘계동(季同)’이란 이름을 붙여서 잡귀의 질투를 예방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였다. 몽골에서도 역신(疫神)을 속이기 위해 집에서 사용하는 ‘이상한’ 이름이 따로 있다. 남자 아이가 여자 이름을 가지거나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개의 이름을 가지기도 한다. 딸아이에게 ‘끝년’이나 ‘말숙’이 ‘종희’, ‘막녀’ 등으로 이름을 붙여 자녀의 출산을 중단하고자 하며, 아들이 귀한 집에서는 딸아이에게 ‘붙들이’나 ‘바래’, ‘후남(後男)’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였다. ‘끝’이나 ‘말(末)’, ‘종(終)’, ‘막(莫)’이 마지막이란 뜻이므로 단산(斷産)을 기원하고, ‘붙들이’나 ‘바래’, ‘후남’는 사내아이를 붙들어 오거나 바라며, 다음[後]에는 꼭 아들을 낳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유사(類似)주술의 일종이다. 이러한 주술적 이름짓기 풍속은 티베트에서도 있으며, 구약성서 시대에도 귀신들이 매력적인 아이들을 소유하려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혐오감이 느껴지는 이름을 아이에게 붙여 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주술(呪術)의 특성을 ① 공감―유사·전염―원리의 잘못된 적용으로 인한 비합리적인 사고의 결합, ② 초자연적인 존재와 초월적인 힘의 직접 조작·통제, ③ 주술행위를 통한 감정 표현과 심리적 안정, 미지세계에 대한 불안 해소, ④ 의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제액초복(除厄招福)이라는 즉각적이고 실용적인 목적의 지향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천명위복(賤名爲福)의 작명행위는 초자연적 존재인 귀신을 사람이 직접 속이고 조작·통제하려는 주술행위이다. 예쁜 아기를 보고도 사람들이 오히려 “그놈 밉게 생겼다.”고 반대로 말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딸아이에게 ‘말’, ‘종’, ‘후남’ 등의 이름을 붙여서 단산이나 득남을 기원하는 행위는 유사주술에 해당하는 행위이다. 이에는 말이 씨가 된다는 언참(言讖) 사상과 말의 주력(呪力)을 믿는 관념이 농축되어 있다.

둘째는 음양오행의 중화 및 상생의 중시이다. 성명자의 배합에서 상생을 중시하는 관념은 굳이 기복신앙적 관점에서 이름을 짓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강조되었다. 즉 항렬자를 따라 이름을 지을 때도 오행을 따르는 경우 모두 오행의 상생 배열인 ‘木-火-土-金-水’를 따랐지 상극 배열인 ‘木-土-水-火-金’이나 ‘木-金-火-水-土’를 따르는 경우는 없었다. 단지 이름에 음양오행의 중화와 오행의 상생을 중시하는 인식은 기복신앙적 관점에서 보다 구체적이며 체계적으로 이름짓기에 반영되었다.

이름에서 음양오행의 중화 및 상생을 중시하는 인식은 이름의 고유성·운명성과도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좋은 사주가 되려면 사주 중에 음양과 오행이 골고루 분배되어 있어야 한다. 만약 사주 중에 음기(陰氣)가 강하고 양기(陽氣)가 약한 경우에는 양수(陽數)를 가진 이름자로 보완해야 하고, 오행이 편중된 사주라면 왕(旺)한 것을 억누르고[剋泄] 쇠(衰)한 것을 도와주는[扶助] 오행이 이름자에 보완되어야 당사자에게 진정 좋은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1634년 명(明)의 당금지(唐錦池)가 편찬한『연해자평(淵海子平)』은 현대 사주명리 이론체계를 완성한 사주명리서이다.『연해자평』도 “인명의 영고득실은 모두 오행의 생극 중에 있는 것이고, 부귀빈궁도 팔자의 중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碧淵賦>, 人命榮枯得失, 盡在五行生剋之中. 富貴貧窮, 不出乎八字中和之外.], “중화의 기를 얻어 취하면 복록과 수명이 편안하고 모든 일이 마땅하게 된다.”[<偏官詩訣>, 格中取得中和氣, 福壽康寧百事宜.], “오행의 귀함은 중화에 있으니 이치로써 귀함을 구할 것이지 삼가 구차하게 말하지 말라.”[<五行生剋賦>, 五行貴在中和, 以理求之, 愼勿苟言.], “오행은 매우 지나쳐서는 안 되고, 팔자는 모름지기 중화를 얻어야 한다. (…) 장수는 중화를 얻었기 때문이고 요절은 편고하여 잃었기 때문이다.”[<五行元理消息賦>, 五行不可太甚, 八字須得中和. (…) 遐齡得于中和, 夭折喪於偏枯.], “중화는 복이 되고 편당은 재앙이 된다.”[<金玉賦>, 中和爲福, 偏黨爲災.]고 하면서 중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였다.

셋째는 상수역학에서의 길한 수를 중시하는 인식이다. 성명자의 획수를 계산하고 조합하여 원형이정ㆍ천지인총 등으로 격을 구분하여 이름에 담긴 평생의 운세를 추리 판단한다. 그리고 그 수를 가지고 64괘 가운데 대성괘를 작괘하고 384효 가운데 동효를 산출하여 그 역상(易象)으로 이름의 길흉을 해석하기도 한다. 중국 북송대의 도서(圖書)상수역학자 소옹(邵雍, 1011~1077)은 “원형이정(元亨利貞)은 늘 변하여 바뀌며 일정하지 않은데 천도(天道)의 변(變)이다. 길흉회린(吉凶悔吝)은 늘 변하여 바뀌며 고정되어 있지 않은데 인도(人道)의 응(應)이다.”[邵雍,『皇極經世書』6, 「觀物外篇」하, “元亨利貞, 變易不常, 天道之變也. 吉凶悔吝, 變易不定, 人道之應也.”]라고 하면서 상과 수의 응용에 관해 말하기도 했다.

상수(象數)는 점서(占筮)체계에서 처음 생겨났다. 거북점에서 나타나는 조짐의 형상과 시초점에서 얻은 추상적인 숫자를 매개로 상제와 신명의 뜻을 헤아리고 세상사의 길흉을 읽고자 했다. 상이 수로 변환되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인식도 점점 심화되어갔다. 한대(漢代)에는 음양오행설과의 연관 하에 상과 수의 원리를 취하여 본래 점서(占書)인『주역』의 원리를 해석하였다. 송대(宋代)에는 도서학(圖書學)이라고 해서 태극도(太極圖), 선천도(先天圖), 하락도(河洛圖) 등『주역』에 관한 도상들을 그려내고 해석하면서 자연스레 상과 수와 같은 형식논리에 주목하게 되었고 자신의 이론적 사유의 단면을 함축적으로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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