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오행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배치
오행(五行)이란 만물의 기본요소인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다섯(五) 가지 기운이 운행(行)함을 말한다.
본래 오행은 나무·불·흙·돌·물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섯 가지 기본 물질·질료인 오재(五材)를 일컫는 말이었다.
인간이 생존하고 생활하는데 반드시 있어야 하는 다섯 가지 재료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이때까지는 오행의 순서가 일정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목화토금수’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화금토수목’도 되고, ‘수화목금토’도 되는 식이었던 것이다.
물이 제일 먼저 필요한 사람은 물을 제일 먼저 불렀고, 불이 가장 먼저 필요한 사람은 불을 가장 앞에 두었고, 나무가 우선 필요한 사람은 나무부터 부르는 식이었다.
그런데 기원전 3~4백년 무렵(맹자가 활동하던 시기), 동아시아에서 사람들의 사유가 순진하고 소박했던 데서 점차 나아가 추상화·고차원화되면서 다섯 가지 물질인 오재에 춘하추동 사계절을 대입해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계절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순환하여 또다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무는 봄에 생명이 태어나는 것에 대입하고, 불은 여름의 뜨거운 열기에 대입하고, 돌은 가을에 열매가 단단하게 맺는 것에 대입하고, 물은 겨울의 차가운 기운 속에 생명이 갈무리되는 것에 대입하였다.
봄과 여름은 생명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태양과 낮, 밝음을 의미하는 양(陽)에 배속하고, 가을과 겨울은 생명을 거두어서 저장하는 시기이므로 달과 밤, 어둠을 의미하는 음(陰)에 배속하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오재 가운데서 흙만 유일하게 나머지 나무·불·돌·물들을 모두 품을 수 있는 물질이다. 나무·불·돌·물들은 각기 혼자서만 존재하지 다른 물질을 포용할 수가 없다.
예를 들면 나무는 불이나 돌, 물, 흙을 모두 감싸 안을 수가 없고, 불이나 돌, 물도 마찬가지인데 흙은 유일하게 나무도 심을 수가 있고, 아궁이가 되어 불도 품을 수 있고, 제방이 되어 물도 유용하게 할 수가 있고, 돌도 흙에서 태어난다.
그래서 흙을 의미하는 토는 사계절에 모두 작용하고 음양을 아울러 가지는 걸로 인식하였다.
이렇게 인간 생활에 꼭 필요한 다섯 가지 질료인 오재가 사계절과 결합되면서 비로소 다섯 가지 요소가 운행한다는 의미의 오행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오행의 순서도 지금처럼 상생 순서에 따라 봄(목)-여름(화)-환절기(토)-가을(금)-겨울(수)의 ‘목화토금수’로 확정되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이에 관한 내용은 전국시대 문헌인 『관자(管子)』에 최초로 등장한다. 이렇게 『관자』에서 정립된 사계절과 오행 사상은 후대 『여씨춘추』·『황제내경』·『춘추번로』 등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그리하여 생장화수장(生長化收藏)의 이치에 따라 봄이 천시(天時)가 드러나는 계절의 맨 앞에 놓이게 되었고, 입춘이 속해 있는 인월(寅月)을 한 해의 기점인 세수(歲首)로 삼게 되었던 것이다. ☜ 현재 사주명리학에서 입춘(양력 2월 4일경)을 한 해의 시작으로 잡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