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현재 우리나라 대다수 작명가와 모든 작명앱․작명프로그램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름 한자(漢字) 획수로 작명하는 방법은 1940년 일제 강점기 때 창씨개명(創氏改名)을 유도할 목적으로 조선총독부의 방조(傍助) 아래, 구마사키식 작명법을 배운 일본 작명가들이 자신들의 영업 수입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주도해서 유입․유포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작명법을 배운 당시 조선의 작명가들도 이에 같이 부화뇌동해서 대대적으로 유포한 것이었다.
창씨개명 강행 첫날인 1940년 2월 11일부터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이들 작명법을 대대적으로 광고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성명학관(日本姓名學舘)’의 “인간일대(人間一代)의 길흉운세(吉凶運勢)를 좌우(左右)하는! 신성명학(新姓名學)과 성명(姓名)짓는 법(法)!” 광고도 그 단적 예이다.
이것은 성명(姓名)의 한자 획수를 계산하여 그 조합한 수(數)로 5개의 이름 격(格)을 정한 후, 81개의 수 중에서 해당하는 5개의 수로써 사람 일생의 운세 길흉을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아주 간단한 작명법이다. 이 작명법은 1929년 일본의 구마사키 겐오(熊﨑健翁)가 4자(字)로 구성된 일본인의 성명 판단을 위해 고안했는데, 1940년 창씨개명 때 조선총독부의 방조로 조선으로 대거 유입되었다.
3자 성명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에 변형하여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바꾸어 지금까지 우리나라 작명가들이 그 경위와 영문도 전혀 모르고서 매우 오용(誤用)하고 있다. 그러므로 아주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일제 식민통치의 잔재이다. 그러나 이를 각성하는 작명가들이 거의 아무도 없다는 게 현재 대한민국 작명업계의 비참한 현실이다.
따라서 이에 관한 선행연구로 맨 처음으로 김만태의 연구(2014)가 있는데 ≪성명의 신비(姓名の神祕)≫의 발간 경위와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그 오류를 지적하고 1940년 일제 창씨개명 시기에 조선으로 전파된 경위와 그 부정적 여파에 대해 면밀하게 비판 고찰하였다. 그 이후 김만태의 조언으로 송진희가 후속 연구에 착수했으나 진전(進展)을 전혀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성명의 신비≫를 그 아류인 한국의 현행 수리작명법과 단순 비교하거나(2018), 내용상 전혀 상관이 없는 중국 남송(南宋)의 채침(蔡沈, 1167-1230)의 81수나(2019) 한대(漢代)의 ≪태현경(太玄經)≫과 엮어서 비교하는(2021) 오류를 범하였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일제 식민잔재의 청산 작업은 끝나지 않았는데 정치적․역사적․문화적으로만 일제 식민잔재를 청산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누구나 평생 동안 소중하게 부르는 자신이나 가족들의 이름에 무지한 작명가(작명앱, 작명프로그램)들로 인해 일제 창씨개명의 잔재가 남아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2014년 이에 관한 학술 연구논문이 발표된 지 11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일제 창씨개명의 잔재인 81수 한자 획수 작명법과 그 아류가 여전히 우리 대한민국에 조금의 반성도 없이 성행하고 있어서 다시금 분석해서 논문을 작성한다. 이 연구를 통해 원형이정, 81수, 잘못된 음령(音靈)오행 운운하면서 더이상 사람들을 현혹하는 일들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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